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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입비 삼백만 원을 결제하고 강남역 사무실을 나왔다

결정사 상담을 예약하고 강남역 지점으로 향했던 이유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을 하고 명절 때마다 친척들의 잔소리가 은근히 심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졌다. 흔히 말하는 결혼정년기라는 나이가 서른을 넘어서면서부터는 더 피부로 와닿았던 것 같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노처녀 기준 같은 실속 없는 글들을 보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던 것은 사실이다. 결국 부모님의 은근한 압박과 결혼중매라는 옛날식 단어에 등 떠밀려 여러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검색창에 결혼정보회사가격이나 가입 절차 같은 것들을 검색해 보는 내 모습이 낯설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가장 지점이 많고 후기가 무난해 보이는 곳을 골라 상담 예약을 잡았다.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 있는 큰 빌딩으로 향할 때만 해도 내가 진짜 결정사에 돈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사무실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는데, 대기실에 앉아 있으니 묘하게 긴장이 되었다.

일반 가입형 결정사와 후불제 결혼정보회사의 비용 차이

상담실로 들어가니 매니저가 친절하게 맞이해 주며 여러 가입 프로그램과 서비스 방식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가연이나 듀오 같은 대형 업체의 중개 서비스 방식은 생각보다 가입 비용이 꽤 비쌌다. 내가 제안받은 프로그램은 1년 계약 기간에 5회에서 6회 정도 매칭을 보장해 주는 조건이었는데, 가입비만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선을 오갔다. 예산보다 너무 비싸서 망설이자 매니저는 가입비가 저렴한 후불제결혼정보회사도 언급해 주었다. 후불제는 초기에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만 내고 매칭이 성사될 때마다 미팅비를 5만 원이나 10만 원씩 내는 방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매니저는 후불제의 경우 신원 인증이 비교적 느슨하거나 매칭되는 상대방의 진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은근히 일반 패키지 가입을 유도했다. 결국 고민 끝에 중간 등급 정도의 프로그램인 330만 원짜리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카드를 긁었다. 강남역 사무실을 나오는데 지갑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무거웠다.

첫 프로필을 받기까지 걸린 3주의 시간과 대기 과정

가입만 하면 바로 다음 주부터 이성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달랐다. 매니저가 요구한 혼인관계증명서, 졸업증명서, 재직증명서 같은 서류들을 준비해서 제출하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직장에 다니면서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서류들을 떼고 팩스나 이메일로 보내는 과정 자체가 생각보다 꽤 번거롭고 귀찮았다. 서류 검증이 끝난 뒤에도 첫 번째 프로필을 받아보기까지 다시 2주라는 시간이 더 걸렸다. 결국 가입 후 거의 3주가 지나서야 첫 매칭 상대의 프로필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볼 수 있었다. 대기하는 시간 동안에는 돈만 날린 게 아닌가 싶어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프로필 한 장에 적힌 키, 학력, 직업, 그리고 부모님의 노후 준비 상태까지 적나라하게 적힌 글자들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내가 사람을 만나는 건지, 서류 면접을 보는 건지 분간이 잘 가지 않았다.

조건 위주의 프로필 매칭에서 느껴지는 피로감과 한계

첫 만남은 주말 오후 주선된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상대방은 예의 바르고 무난한 직장인이었지만, 대화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로 상대방의 프로필에 적힌 조건들을 미리 알고 만났기 때문에 탐색전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매니저는 사전에 연애잘하는법이라며 상대방의 직업이나 취미에 맞춰 리액션을 잘해 주라는 조언을 해 주었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그런 팁들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주말마다 격주로 총 세 번의 만남을 가졌는데 모두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한 명은 성격은 좋았으나 가치관이 너무 달랐고, 다른 한 명은 대화 중에 자꾸만 서로의 자산 규모나 결혼 후 계획을 성급하게 확인하려 들어 숨이 막혔다. 조건만 보고 만나는 매칭이다 보니 정작 중요한 감정의 교감이나 흔히 말하는 결혼인연이라는 느낌을 받기는 무척 어려웠다. 만남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정신적인 피로감이 극심했다.

연애상담소나 앱 서비스와 비교해 보며 남은 고민들

이쯤 되니 내가 굳이 비싼 결정사비용을 내가며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회의감이 들었다. 주변에서는 아예 연애상담소 같은 곳을 찾아가 상담을 받거나 가벼운 소개팅 앱을 쓰는 게 나았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앱은 신원 보증이 안 되어 불안하고, 전문 상담소는 실질적인 만남을 주선해 주는 게 아니니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계약된 만남 횟수가 두 번 정도 남아 있는데, 솔직히 더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 매니저는 자꾸만 추가 가입이나 등급 업그레이드를 권하지만 그럴 마음은 전혀 없다. 남은 횟수를 다 채우고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자니 시간이 없고, 조건을 맞춰 만나자니 숨이 막히는 이 모순적인 상황에서 당분간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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