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근처 예식장을 둘러보다 겪은 일
결혼 준비라는 게 참 이상하다. 처음에는 그냥 날짜 잡고 식장 예약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용산에 있는 예식장 몇 곳을 돌아다녀 보니 그게 아니더라. 사실 예산이라는 게 정해져 있어도 막상 상담받으러 들어가면 묘하게 눈이 높아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주말 오후에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담당자가 보여준 견적서는 솔직히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20%는 더 높았는데, 이걸 또 당일에 계약하면 할인해준다는 말에 덜컥 사인을 할 뻔했다. 결국 상담만 받고 나왔는데, 주차장에서 차 빼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려서 그 시간 동안 신랑이랑 굳이 안 해도 될 말다툼까지 했다.
혼주 메이크업이랑 동선 고민
식장을 고르고 나니 이제는 혼주 메이크업이 고민이다. 여기저기 커뮤니티 찾아보면 안양 쪽에서 메이크업 잘하는 곳을 예약해서 식장으로 이동하는 게 낫다는 말도 있고, 그냥 예식장 연계 샵을 이용하는 게 속 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부모님들은 식 당일에 이동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시니까 동선을 최대한 줄이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한데, 막상 후기들을 보니 또 퀄리티가 걱정된다. 2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면 적당하다고 들었는데, 이게 또 추가 옵션 붙으면 끝도 없다고 해서 그냥 전화로 문의만 여러 번 하다가 아직 결정도 못 했다.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 결혼이라는 게 두 사람의 결합이라기보다는 수많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다.
남자 결혼 나이에 대한 생각
주변 친구들은 이제 다들 결혼해서 애를 키우는데, 신랑은 30대 중후반을 훌쩍 넘겨서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예전에는 남자 결혼 나이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 안 했는데, 막상 건강검진 예약하고 안과 수술 같은 거 알아보다 보니 마음이 좀 싱숭생숭하다. 신랑이 예전엔 멀쩡했는데 요즘 들어 노안 때문인지 운전할 때도 예전보다 더 신경을 쓴다. 부산 쪽 사시는 분들이 해운대 성모안과병원이 괜찮다고 해서 알아보고는 있는데, 이게 결혼 준비랑 병원 진료를 같이 하려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친구들이랑 단톡방에서 연애 고민 나누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영양제 뭘 챙겨 먹여야 하는지 이야기하게 되네.
예전 생각이 나는 밤
가끔 싸이월드 시절이나 세이클럽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채팅하며 시간 보내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인간관계가 참 단순했는데 말이지. 지금은 양가 어른들 눈치 보랴, 식순 짜랴, 정산 고민하랴 머릿속이 복잡하다. 어제는 신랑이랑 예산 문제로 한참 실랑이를 했는데, 굳이 고깃집에서 샴페인 마시며 즐겁게 결혼식 치렀다는 연예인 기사를 보고는 그냥 우리도 다 내려놓고 적당히 할까 싶기도 했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안 되겠지만, 가끔은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는 건 아닌가 싶어서 맥이 빠진다. 준비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치는 기분은 나만 느끼는 건지 모르겠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
결혼식이라는 게 40분 남짓한 행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남들 하는 거 다 따라 해야 안심이 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유난을 떠는 건지 확신이 안 선다. 신랑은 나름대로 책임감 있게 준비하고 있지만, 가끔은 얘가 지금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건지 답답할 때도 있고. 어쨌든 예식장 예약은 끝냈고, 이제 나머지 자잘한 것들만 남았는데 이 찝찝한 기분은 식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만 같다. 뭐 두 번 할 일은 없으니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둬야 하는 건지.

혼주 메이크업 고민이네요. 커뮤니티 후기 보니까 퀄리티 걱정이 사실이네요. 꼼꼼하게 비교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