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서 혼자 산다는 게 예전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던 일인데, 요즘은 유독 실감 나는 순간들이 많다. 얼마 전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1인 가구 통계를 다룬 영상을 봤다. 50대나 60대 중년층 1인 가구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화면 속에서 통계 자료가 지나가는데, 괜히 마음 한구석이 찡하기도 하고 남 일 같지가 않아서 한참을 멍하니 쳐다봤다. 사실 나도 그 통계 속의 숫자 중 하나일 뿐이니까.
어쩌다 시작하게 된 채팅과 사람 찾기
처음에는 단순히 적적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채팅 앱을 몇 개 깔아봤다. 예전에 쓰던 메신저 같은 것 말고, 요즘은 소위 말하는 ‘중년 채팅’이라는 카테고리도 꽤 활성화되어 있더라.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민망했다. 이 나이에 스마트폰 붙잡고 모르는 사람한테 말을 건다는 게 왠지 좀 구차하게 느껴졌달까.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면 다들 비슷한 마음인 것 같았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가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50대 후반 남성의 글을 봤는데, 그 사람도 가족이나 지인이 없어서 외롭다고 썼더라. 그 글을 읽는데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이게 참 묘하다. 다들 연결되고 싶어 하면서도 막상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은 그런 상태랄까.
비용과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장벽
결혼 정보 업체나 이런저런 소개팅 플랫폼도 알아봤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기본적으로 몇백만 원은 우습게 깨지는 구조더라. 물론 결혼이 인생의 중대한 결정이고 신중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선뜻 지갑을 열기엔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다. 상담 한번 받는 데 드는 시간도 꽤 길고, 막상 가서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게 정말 내 인연을 찾아주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어떤 곳은 가입비만 2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를 부르는데, 그냥 혼자 밥 먹고 취미 생활 하는 비용이랑 비교하면 너무 큰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결국은 다시 무료 채팅이나 동호회 같은 느슨한 관계를 찾게 되는 것 같다.
드라마 속 중년과 현실의 간극
요즘 드라마를 보면 펜트하우스나 소지섭이 나오는 액션물처럼 중년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아졌다. 거기선 무법 중년이니 뭐니 하면서 화려하게 살던데, 현실의 우리는 퇴근하고 돌아오면 조용한 집이 전부다. 드라마에서 보던 그 절박한 감정들, 채팅방 연락이 끊겨서 좌절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그런 장면들이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단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행히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가끔 밤에 잠이 안 올 때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는 그 시간이 꽤나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찾으려는 게 연인인지, 아니면 그냥 내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인지 구분조차 안 될 때도 있고.
남는 건 혼자만의 익숙함
친구들은 이제 다들 자식 농사 마무리하거나 손주 본다고 바쁘다. 간혹 연락해서 얼굴 좀 보자고 하면 다들 ‘다음에’, ‘바빠서’라는 말을 돌려 말한다. 물론 그들도 그들의 삶이 있으니 당연한 거다. 그렇게 하나둘씩 멀어지다 보니 이제는 누가 옆에 있는 게 더 어색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밥을 먹다가도 갑자기 ‘이걸 같이 먹을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 하다가도, ‘아니, 그냥 내 취향대로 먹는 게 편해’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나이가 드니까 사람을 만나는 에너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게 제일 큰 문제다.
어쩌면 평생 남을 미지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누군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냥 이대로 편하게 늙어가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어제는 외로워서 채팅 앱을 한참 뒤적거렸는데, 오늘은 또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한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될 것 같다. 확실한 건, 나 같은 사람들이 꽤 많다는 거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비슷한 또래의 1인 가구들을 보면, 우리는 다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한다.

채팅 앱에서 비슷한 감정 공유하는 분들 보니까, 밤에 혼자 영상을 보면서 ‘이건 진짜 나만 그래?’ 싶을 때도 있네요.
유튜브 영상 보면서 통계자료가 찡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50대 1인 가구 증가하는 모습이 제 마음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렇군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앱을 뚫고 들어가도 처음에는 정말 어색해서 오래 못 버티더라고요.
밤에 스마트폰을 보면서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느끼는 그 허전함, 정말 공감해요. 저도 가끔 저 스스로를 알아갈 수 없다는 느낌 때문에 불안해지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