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다들 ‘작은 결혼식’이니 ‘스몰 웨딩’이니 하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막상 준비를 시작해보면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금방 깨닫게 됩니다. 저 역시 30대 중반,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을 하면서 남들 하는 만큼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던 적이 있습니다. 울산시에서 지원하는 작은 결혼식 사업 같은 공공 서비스나 지자체 지원을 고민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가 내린 결론은 ‘남들의 시선보다는 우리 형편에 맞는 실질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결혼은 단순히 식을 올리는 하루의 이벤트가 아니라, 퇴직금 문제나 재산 분할 같은 살벌한 현실이 뒤따르는 긴 호흡의 과정이니까요.
가장 흔한 실수는 ‘평생 한 번뿐인데’라는 강박에 빠져 예산 계획을 엉망으로 짜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 스튜디오 촬영에만 300만 원 가까이 썼는데, 막상 2년이 지난 지금 보니 그 사진첩을 펼쳐본 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반면, 더현대 기프트 같은 큐레이션 서비스로 실용적인 가전제품을 고를 때 느꼈던 만족감은 훨씬 컸습니다. 기대했던 ‘로망’은 생각보다 빨리 식지만, ‘비용’과 ‘갈등’은 생각보다 오래 남더군요. 결혼 준비 과정에서 겪는 이 사소한 마찰들이 나중에 협의이혼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주변 지인 중에는 결혼 5년 차에 남편 퇴직금 문제로 변호사 상담 비용 33만 원을 써가며 협의이혼을 고민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인생이란 게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죠.
결혼 생활의 본질은 축구 경기와도 같습니다. 김승규 선수가 월드컵 출전 때문에 아이의 탄생 순간을 지키지 못했듯, 우리도 무언가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제가 이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친구들은 ‘돈을 더 써서 전문가를 써라’고 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결혼 서비스 업체나 플래너의 말에 의존하기보다, 본인들의 가치관을 먼저 세우는 게 우선입니다. 물론 이게 정답이라고 확신할 순 없습니다. 저 역시 가끔은 그냥 남들처럼 화려하게 할 걸 그랬나 싶은 의문이 들 때도 있으니까요. 이런 흔들림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 조언은 이제 막 결혼을 준비하며 ‘남들처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분들에게는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거나, 경제적 여유가 충분하여 리스크 관리에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현실적인 다음 단계로 추천하는 것은, 결혼식 비용 리스트를 엑셀로 정리하고 그중 ‘없어도 식 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항목’ 세 가지를 과감히 지워보는 것입니다. 단, 이 방법은 양가 부모님의 입김이 강한 상황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어디까지가 우리들의 선택이고 어디까지가 사회적 체면인지 구분하는 것, 그게 결혼 준비의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싶네요.

큐레이션 서비스처럼, 텅 빈 사진첩보다는 실용적인 선택을 하는 게 훨씬 현실적인 것 같아요.
사진첩을 펼쳐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게 생각하면, 스튜디오 촬영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는 걸 알 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