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기사 제목만 보고 멈칫했다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습관처럼 뉴스 창을 넘기는데, 듀오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소송이 꽤 크게 번지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아, 또 어디선가 정보가 샜구나’ 하고 넘겼을 텐데, 왜인지 모르게 이번엔 좀 더 눈길이 갔다.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소송에 참여했다는 걸 보니 이게 그냥 단순한 시스템 오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도 한때 결혼정보업체라는 곳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홈페이지를 기웃거렸던 적이 있었다. 가입비가 수백만 원에서 비싸면 천만 원 단위까지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 돈을 내고 사람을 만나는 게 맞나’ 싶어서 그냥 창을 닫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정보를 그곳에 넘기지 않은 게 다행인 건지 뭔지 잘 모르겠다.
사람 만나는 일이 데이터가 되는 기분
넥슨 강대현 대표가 했던 말 중에 ‘맥락의 복리’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게임 속에서 5년을 함께하고 결혼까지 골인한 커플의 이야기는 낭만적이지만, 결혼정보업체의 데이터베이스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 거기는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조건과 수치로 사람을 필터링하는 곳이니까. 물론 효율을 중시하는 요즘 세상에 당연한 서비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여서 하나의 ‘상품’처럼 다루어지다가, 결국엔 이렇게 소송 대상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묘하다. 내가 직접 그 서비스를 이용해보지는 않았지만, 누군가는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그곳에 자신의 가장 내밀한 정보를 맡겼을 것 아닌가.
100만 원이라는 애매한 청구액
소송 청구액이 1인당 100만 원, 혹은 30만 원 정도라는 기사를 봤다. 이 액수가 적당한 건지, 아니면 피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건지 사실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개인정보라는 게 한 번 유출되면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건데, 법적으로 따지면 저 정도 금액이 산정되는 게 현실인가 보다. 예전에 사주를 보러 갔을 때도 느꼈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앞날이나 결혼 운 같은 걸 정해진 틀 안에서 확인하고 싶어 한다. 결혼정보업체도 사실 따지고 보면 사람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운명을 시스템의 힘으로 어떻게든 풀어보려는 현대적인 사주팔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비용은 사주보다 몇십 배는 비싸지만 말이다.
연예인들의 결혼 뉴스와 대비되는 풍경
공교롭게도 같은 날 김우빈이랑 신민아 커플의 소식도 보였다. 10년을 만났고 결혼까지 했다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축하받을 일이다. 그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든든하게 지켜주는 모습을 보면, 사실 결혼은 시스템이나 데이터가 아니라 저런 사소하고 긴 시간의 축적물이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서로의 조건을 따지다가 개인정보 유출로 법정 다툼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10년의 서사가 결실을 보는 걸 보니 세상 참 복잡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정보업체에 든다고 해서 인연이 더 빨리, 혹은 더 좋게 찾아오는 걸까? 아니면 그냥 내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입장권인 걸까.
그냥 이대로 두는 게 맞는 건지
소송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모르겠다. 1차 소송이 조정에 회부되었다고 하니, 아마도 서로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보고 끝날 가능성이 높겠지. 내 개인정보도 어딘가에는 수없이 털려 있을 텐데, 굳이 유난을 떨어야 하나 싶기도 하다가도, 결혼이라는 개인적인 영역까지 데이터화되어 거래되는 구조가 영 편치 않다. 결론은 나지 않는 고민이다. 결혼을 할지 말지,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그 모든 과정이 다들 각자의 방식대로 불안하고 또 조금씩은 엉망인 것 같다. 오늘 저녁엔 퇴근길에 곰곰이 생각해 보겠지만, 아마 내일이면 또 잊어버리고 평소처럼 살아가겠지.

데이터로 묶이는 느낌이 좀 이상하네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인 관계가 갑자기 법적 문제로 변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100만 원이라는 돈 때문에 오히려 답답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네요. 개인 정보 활용에 대한 고민이 늘 깊어지는 것 같아요.
1천 명이 넘는 분들이 소송에 참여했다는 점이 특히 걱정되네요. 개인 정보 취급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0년의 관계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요.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덧붙여 보면 더욱 복잡한 문제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