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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말하는 중매인과 내가 앱에서 만난 사람들의 거리감

요즘 들어 자꾸만 들려오는 중매 이야기

얼마 전 엄마가 아는 사람을 통해서 누구를 만나보지 않겠냐고 넌지시 말을 꺼냈다. 예전에는 이런 제안을 들으면 질색을 하곤 했는데, 나이가 서른 중반을 넘어가니 그냥 한 번쯤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엄마는 여전히 ‘중매인’ 같은 역할을 자처하며 본인의 인맥을 활용해 누군가를 엮어주려고 한다. 그런데 웃긴 건, 내가 예전에 재미 삼아 깔았던 ‘무료소개팅어플’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엄마가 말하는 사람들의 온도 차가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앱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느낀 묘한 피로감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난번에는 유명하다는 데이팅 앱을 한 달 정도 유료 결제해서 사용해 봤다. 한 달 이용료가 3만 원 정도였나, 커피 몇 잔 값 아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앱에서는 프로필 사진과 간단한 소개글만 보고 사람을 골라야 한다. 직장인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 만나보면 전혀 다른 느낌이거나, 대화가 이어지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았다. 무엇보다 ‘이 사람이 진짜 싱글인가’ 하는 의구심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한 번은 이혼남이라고 나중에 밝힌 사람도 있었는데, 처음부터 투명하지 않은 정보를 접하니까 만남 자체가 왠지 모르게 찜찜했다.

중매인이 연결해 주는 만남의 무게

엄마가 말하는 소개팅은 앱과는 결이 다르다. 보통 중간에 엄마의 친구나 아는 이모가 낀다. 그들은 서로의 집안 사정이나 직업, 그리고 성격까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경미상회 사장님이 지역 사회에서 성금을 내고 신뢰를 쌓듯, 중매인 역할을 하는 분들도 본인의 체면 때문에라도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소개하지는 않는다. 물론 이런 만남이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최소한 ‘검증된 연결’이라는 점에서 앱보다는 훨씬 안전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관습적인 만남이 너무 구식처럼 느껴져서 거부감이 들 때도 있다. 50만 원이라는 성금이 지역사회에 기탁되듯, 우리 사이의 신뢰도 그런 방식으로 유지되는 걸까 싶기도 하다.

연애 잘하는 법을 고민하며 든 생각

요즘은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연애 잘하는 법 같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하지만 침착맨이나 박정민이 영상에서 보여준 자연스러운 만남처럼, 주변 사람을 통해 소개받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누군가의 보증이 있다는 건 그만큼의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억지로 이어주려는 자리에서 느껴지는 그 어색함은 어쩔 도리가 없다. 소개팅 자리에 나가서 밥값을 계산할 때, 이 관계가 이어질지 아닐지 고민하는 그 찰나의 시간이 나는 제일 힘들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막연함

결국 나는 이번에도 엄마의 제안을 ‘일단 생각해 보겠다’고 얼버무렸다. 정량동 주민센터에 성금을 내는 것처럼 대단한 사회적 약속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을 정하기가 어려운지 모르겠다. 주변에서는 이제 앱 같은 거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중매를 받아보라고 하지만, 사실 나는 여전히 불확실한 만남에 더 익숙해져 버린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누군가가 맺어주는 인연보다는, 앱에서 만난 이름 모를 누군가와 밑바닥부터 쌓아가는 관계가 더 편한 걸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게 더 피곤할 때가 훨씬 많지만 말이다. 다음 주에는 엄마가 다시 한번 독촉할 것 같은데, 그때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벌써부터 머리가 복잡하다.

“엄마가 말하는 중매인과 내가 앱에서 만난 사람들의 거리감”에 대한 4개의 생각

  1. 엄마 소개팅은 앱과의 차이가, 상대방의 배경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특히 경미상회처럼 지역 사회 영향력이 있는 분들로 연결되는 게 왠지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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