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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비 물어보기도 전에 머뭇거려지는 마음

서류 떼고 상담 신청을 누르기까지

나이가 마흔을 넘기고 나니 주변에서 툭툭 던지는 말들이 예전 같지 않다. 그냥 안부를 묻는 척하다가도 결국엔 ‘누구 아는 사람 없냐’는 식으로 대화가 흐르는데, 그럴 때마다 적당히 웃어넘기는 것도 이제는 체력이 달린다. 그러다 얼마 전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앱으로 사람을 만나는 건 이제 나한테는 좀 지치는 일이고, 그렇다고 지인 소개는 한번 꼬이면 뒷감당이 안 되니 차라리 돈을 좀 쓰고 깔끔하게 만나는 게 나을까 싶었다. 솔직히 결혼정보회사라는 곳을 검색창에 쳐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묘했다. 이게 내 인생의 어떤 단계에 들어온 건지 실감이 안 나서 그랬던 것 같다. 이름 대면 다 아는 대형 업체 사이트를 들어가 봤는데, 무슨 프로필 등록하는 과정이 이사 갈 때 서류 챙기는 것보다 더 복잡해 보였다.

40대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

가입비가 얼마냐는 질문은 사실 그다음 문제였다. 진짜 궁금했던 건 과연 나라는 사람이 이 시장에서 어떤 가치로 매겨질까 하는 거였다. 주변에서는 다들 ‘삼성맨’이나 전문직이 아니면 어렵다느니 하는 소리를 하도 해서, 내 연봉이나 직업이 매칭 테이블에서 과연 눈에 띄기나 할지 걱정이 앞섰다. 상담 예약 버튼을 누를까 말까를 한 시간 넘게 고민했다. 듀오니 가연이니 하는 곳들이 회원 정보를 관리하는 방식이 예전에 크게 문제 된 적이 있다는 뉴스도 떠올랐다. 내 개인정보가 털리면 그게 곧 내 사생활의 밑바닥까지 다 까발려지는 건데, 그 불안함을 안고 가입하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일단은 궁금하니까, 아니면 말고 하는 마음으로 대구 쪽 지사든 어디든 연락을 해볼까 하다가도 다시 창을 닫기를 반복했다.

미팅 파티의 분위기는 어떨까

한번은 디노블 같은 곳에서 하는 미팅 파티를 검색해 봤는데, 가격대가 수백만 원 단위로 뛰는 걸 보고 헛웃음이 났다. 물론 밥 한 끼 먹고 차 마시는 비용이야 당연히 비싸겠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검증하듯 바라보는 시선들을 상상하니 숨이 막혔다. 파티 장소는 강남 어딘가 프라이빗한 곳이라는데, 참석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냥 그 타이틀 하나 믿고 나가는 게 효율적인 건지 아니면 바보 같은 짓인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혔다. 30대 때라면 좀 더 가벼운 마음이었을까. 지금은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업무의 연장선 같아서,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쉬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다.

재혼과 새로운 시작 사이에서

커뮤니티 같은 곳을 보면 돌싱 남녀들이 재혼을 준비하면서 겪는 갈등에 대한 글이 많다. 40대가 넘으면 결혼도 그렇지만 재혼은 더 복잡하다고들 하더라. 결혼정보회사라는 곳이 단순히 데이터로 사람을 엮어주는 기계적인 곳처럼 느껴지는데, 정작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나처럼 고민이 많고 불안한 상태일 거 아닌가. 서로의 조건을 확인하고 가입비 300에서 500 사이의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만나는 인연이 과연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가끔은 이게 사람을 만나는 건지, 아니면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듯 서로를 검수하는 과정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인데

내 친구 중 하나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난 사람과 1년 넘게 진지하게 만나고 있다. 그 친구는 ‘돈 쓴 만큼 확실히 사람은 걸러져서 나온다’라고 하는데, 그 ‘걸러진다’는 말이 왜 이렇게 씁쓸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나도 곧 상담 전화를 걸게 될 것 같긴 하다. 50대 공무직으로 일하는 어떤 분이 올린 글을 봤는데, 가입을 받아주기나 할지 걱정하는 모습이 꼭 내 모습 같아서 한참을 읽었다. 결국 현실적인 답은 업체에 물어봐야 아는 건데, 그 첫마디를 떼는 게 참 어렵다. 내일은 좀 용기를 내서 한번 전화를 해볼까 싶기도 하다가도, 주말이 되면 또 귀찮아져서 미루게 될 것 같다. 40대의 만남이란 게 원래 이렇게 덜컥거리면서 시작되는 건지, 아니면 나만 유난을 떠는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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