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라는 이름표, 떼어내고 보면
마흔이라는 숫자가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결혼’이라는 단어는 꽤 무겁게 다가온다. 친구들은 하나둘씩 결혼 소식을 알리고, 명절이면 친척들의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 공세에 시달리다 보면, ‘나만 빼고 다들 행복한 건가’ 하는 생각에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나 역시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 소개팅도 여러 번 해봤고, 결혼 정보 업체 상담도 받아봤지만, 뭔가 ‘내’ 이야기가 아닌 것 같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 중,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인연을 찾아보자는 생각에 ‘솔로 탈출’을 위한 프라이빗 파티에 몇 번 참여하게 되었다.
기대와 현실 사이: 프라이빗 파티, 정말 ‘결혼’으로 이어질까?
처음 참여했던 파티는 꽤 괜찮은 곳이었다. 강남의 고급 호텔 라운지에서 진행되었는데, 참가비는 1인당 10만원 정도였다. 입장할 때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관심사 등을 적는 설문지를 작성했고,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주최 측에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주기도 했다. 확실히 일반적인 소개팅 앱이나 모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다들 어느 정도 ‘결혼’ 또는 ‘진지한 만남’을 염두에 두고 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대화의 깊이가 좀 더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6개월 안에 커플이 된 사람이 2~3팀 정도 있었다고 주최 측에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점도 분명히 있었다. 모두가 마음에 맞는 상대를 만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파티에서는 생각보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 없어서 어색하게 시간만 보내다 온 적도 있다. 참가비가 10만원이라고 해도, ‘이 사람이다!’ 싶은 인연을 만난다는 보장은 없었다. 사실, ‘몇 번 참가하면 반드시 결혼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고 본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파티들을 통해 ‘진지한 만남’을 몇 번 이어가긴 했지만, 결국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의 인연은 만나지 못했다.
파티, ‘결혼’만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솔로 탈출’이나 ‘결혼’을 목적으로 프라이빗 파티에 가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아마도, 더 이상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거나,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거나, 혹은 ‘언젠가는’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프라이빗 파티는 분명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기존의 인간관계망으로는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직업군이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가비는 보통 5만원에서 15만원 사이가 많았고, 퀄리티가 높을수록 비용은 더 올라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나는 ‘결혼’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이런 파티에 참여하는 것은 다소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연애 잘하는 법’만 배운 사람이 연애는 잘하지만,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말이다. 파티에서 만난 사람과 잠시 좋은 시간을 보낼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이 ‘나의 짝’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만약 정말로 ‘결혼’이라는 결실을 보고 싶다면, 파티는 그 과정 중 하나일 뿐, 절대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현실적인 접근: ‘결혼’ 말고 ‘관계’에 집중하기
결혼 정보 업체에 가입하는 데는 보통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고, 몇 달간의 계약 기간이 필요하다. 프라이빗 파티는 그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고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 한 번 참가하는 데 10만원 내외의 비용을 생각하면, 2~3번 정도는 충분히 경험해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파티가 다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파티는 참가자들의 질이 너무 낮거나, 주최 측의 운영이 미숙해서 오히려 실망만 안고 돌아올 수도 있다. 내 경우, 한번은 참가자 5명 중 4명이 이미 애인이 있거나, 혹은 소개팅 상대가 있는 사람들이라 ‘이게 대체 무슨 파티인가’ 싶었던 적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를 만나느냐’보다 ‘어떻게 만나느냐’가 아닐까 싶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열린 마음, 그리고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결혼이라는 결과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을 놓치고 쉽게 지치게 된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위한 파티라기보다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얻는 기회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잠깐의 망설임, 그리고 깨달음
솔직히 말해서, 처음 파티에 갔을 때는 ‘여기서 정말 내 짝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마치 ‘내가 여기서 제일 나이가 많은 것 같아’ 혹은 ‘나만 이렇게 어색한가’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특히, 눈에 띄는 상대가 없거나,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날에는 ‘그냥 택시비만 날렸다’는 생각이 들면서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몇 번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모든 만남이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진짜’ 인연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남자친구/여자친구 만드는 방법’을 너무 기술적으로만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옷을 입고, 이런 말을 하면 무조건 넘어온다’는 식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지 않나. 프라이빗 파티 역시 마찬가지다. 멋진 장소에서 비싼 옷을 입고 간다고 해서, 혹은 능숙하게 대화를 이끌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솔한 모습,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인 매너나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누가 이 조언을 참고하면 좋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나는, 결혼을 서두르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계를 맺는 즐거움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아직 결혼 적령기라고 느껴지지 않거나, 혹은 ‘꼭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들에게는 파티라는 경험이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무조건 이번 연말까지 결혼할 사람을 만나야 해!’ 라거나, ‘돈을 좀 쓰더라도 확실하게 매칭 시스템이 있는 곳을 원해!’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이 파티 경험이 오히려 시간 낭비나 금전적 손실로 느껴질 수 있다. 파티는 ‘결혼’이라는 확실한 결과보다는, ‘만남’이라는 과정 자체에 더 의미를 두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가장 현실적인 다음 단계는, 한두 번의 파티에 참여해보고 ‘나에게 맞는지’를 판단해보는 것이다. 무작정 여러 번 참여하기보다는, 경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모임인지, 혹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지를 먼저 느껴보는 것이 좋다. 물론, 이러한 모임들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내성적이거나,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프라이빗 파티 경험담 잘 읽었습니다. 목표가 결혼이라면, 파티를 단서로 활용하는 게 더 현명하겠네요.
솔로 탈출을 위해 파티에 참여하셨다니,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참가자 중에 소개팅 상대가 있는 분들이 많아서 좀 당황스러웠어요. 경험을 통해 제가 원하는 사람과 만나기에는 다른 방법이 더 적합할 것 같아요.
솔로 탈출을 위한 좋은 방법 같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통해,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