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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앱이랑 결혼 정보 회사를 기웃거리게 될 줄은 몰랐다

나이 먹고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이야

솔직히 서른 중반이 넘어가니까 주변에서 하나둘씩 결혼 소식이 들려오더라. 처음에는 그냥 건성으로 축하한다고 말하고 넘겼는데, 이게 은근히 마음 한구석을 긁어놓는단 말이지. 남들은 어디서 그렇게 잘들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예전에는 회사 동료들이나 친구들한테 소개팅 좀 해달라고 말하는 게 그렇게 자존심 상하고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뭐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닌 것 같다. 어제는 결국 참다못해 커피미팅 어플을 깔아봤는데, 프로필 사진 구경하다가 30분 만에 지워버렸다. 이게 참 뭐라고 해야 하나, 내가 무슨 물건 고르는 것도 아니고 사진이랑 스펙 나열된 걸 보니까 현타가 제대로 오더라.

밥 한 끼 먹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지인이 한번은 자기가 아는 괜찮은 사람 있다면서 자리를 만들어준 적이 있었다. 강남역 근처에 있는 카페였는데, 약속 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기다렸다. 상대방은 약속 시간보다 15분 늦게 나타났고, 들어오자마자 휴대폰 보느라 바쁘더라. 대화의 흐름이 계속 뚝뚝 끊기는데, 무슨 면접 보러 온 사람마냥 ‘취미가 뭐냐’, ‘주말에는 보통 뭐 하냐’ 같은 뻔한 질문만 오갔다. 밥값은 3만 원 정도 나왔는데, 계산할 때 서로 묘하게 눈치 보다가 내가 먼저 냈다. 그날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웠는데, 그냥 친구들이랑 게임이나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렇게까지 해서 누군가를 만나야 하나 싶고, 사실 그때 느낀 피로감이 한 이틀은 가더라.

결혼 정보 회사는 정말 다른 세상인가

주변에서 자꾸 결정사, 그러니까 결혼 정보 회사 얘기를 하길래 상담이나 받아볼까 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가입비가 생각보다 훨씬 비싸서 일단 창부터 닫았다. 기본 수백만 원에서 비싼 곳은 천만 원이 넘어가더라. 이게 정말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 불안함을 담보로 장사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상담 전화라도 받아볼까 하다가도, 나중에 가입 강요받을까 봐 괜히 무서워서 관뒀다. 사실 나도 사람 만나는 게 귀찮아진 건지, 아니면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실망하는 게 무서운 건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그냥 자연스럽게 동호회 같은 데 나가서 눈 맞으면 연애하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막상 직장인 동호회나 모임에 나가보면 거기도 분위기가 다들 결혼 생각에 팍팍해져 있는 느낌이라 정이 안 갔다.

사람 만나는 게 왜 이렇게 숙제처럼 느껴질까

얼마 전에 썸 타던 친구랑도 비슷했다. 나름 진지하게 만나보려고 했는데, 얘가 자꾸 다른 소개팅 어플이나 헌팅 포차 이야기를 흘리길래 정말 정이 뚝 떨어졌다. 아니, 나랑 통화할 때는 세상 진지하게 플러팅 하더니, 뒤에서는 그러고 다닌다는 게 이해가 안 갔다. 왜 저러는지 솔직히 물어보려다가 그냥 연락 끊기로 마음먹었다. 이게 어른들의 연애인가 싶어서 좀 씁쓸하기도 하고. 어차피 끝날 인연이었으면 빨리 정리하는 게 맞지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가 싶어 마음이 불편하다. 요즘은 그냥 퇴근하고 집에 와서 넷플릭스 보는 게 제일 속 편하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정말 나 혼자 늙어 죽는 건가 싶다가도, 귀찮음이 외로움을 이기는 날이 더 많아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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