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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이 자꾸 안 되길래 찾아간 상담센터 이야기

상담센터 예약까지 걸린 시간들

사실 몇 달 전부터 계속 고민만 했다. 일을 하다가도 갑자기 멍해지거나, 메일을 쓰다가 중간에 창을 닫고 엉뚱한 뉴스 기사를 보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였다. 처음에는 그냥 잠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이게 반복되니까 업무 효율이 거의 바닥을 치더라. 주변에서는 그냥 ‘번아웃’이라고 하거나 ‘요즘 다 그래’라고 말하는데, 나는 그게 단순히 피곤한 거랑은 좀 다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인터넷에 심리상담 센터를 검색해 봤다. 너무 많은 곳이 나와서 어디를 가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는데, 결국 집에서 버스로 한 30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정했다. 예약 전화를 걸기까지도 며칠이 걸렸던 것 같다. 막상 전화를 하니 상담비가 회당 8만 원에서 12만 원 사이라길래 잠시 멈칫했다. 저렴한 비용은 아니지만, 이대로 시간을 계속 흘려보내는 게 더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예약을 잡았다.

문장완성검사와 CAT검사 그 사이

상담 첫날은 거의 서류 작성으로 다 보냈다. 간단한 인적 사항부터 시작해서 내 기분이 어떤지, 무엇 때문에 힘든지 묻는 설문지를 꽤 길게 작성했다. 그중에서도 ‘문장완성검사’라는 게 있었는데, 문장의 앞부분만 보고 뒤를 내 생각대로 채우는 거였다. ‘나는 가끔…’ 같은 문장이 나오면 진짜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솔직하게 적어야 할지, 아니면 그래도 좀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적당히 타협해서 적어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고 나서 ‘CAT검사’라는 걸 했는데, 컴퓨터 화면에 뭐가 깜빡거리면 버튼을 누르는 거였다. 처음에는 이게 뭐가 어렵나 싶었는데, 막상 20분 넘게 반복하니까 나중에는 손가락 끝이 찌릿하고 오히려 더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꾹 참고 했다.

무기력증의 원인을 찾으려다 만 느낌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간 날, 상담사 선생님이 이것저것 그래프와 수치를 보여주셨다. 결과는 전반적으로 주의력이 조금 낮게 나오고, 무기력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정도의 결론이었다. 사실 내가 예상했던 범위 안이라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듣기가 쉽지 않더라. 선생님은 어린 시절의 환경이나 현재 겪는 스트레스 요인들을 말씀하시는데, 그게 지금 내 업무 집중력이랑 1대 1로 딱 떨어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마치 어두운 방에서 아주 작은 손전등 하나 들고 여기저기 비춰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내 마음 상태라는 게 그렇게 하나의 단어로 정의되거나, 깔끔하게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실을 나오는데 딱히 시원하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정신치료와 스스로의 의지 사이

상담을 몇 번 더 진행할지 물어보시는데, 바로 선뜻 대답이 안 나왔다. 물론 전문가랑 이야기를 나누는 건 확실히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 낫다. 적어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리가 되니까. 그런데 이걸 계속한다고 해서 금방 나아질 것 같다는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요즘은 차라리 휴대폰에 통화 자동 녹음 기능처럼 내 머릿속 생각들도 다 녹음해서 나중에 다시 들어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왜 그때 그렇게 반응했는지, 왜 그때 집중이 안 됐는지 객관적으로 보고 싶어서 말이다. 결국 상담은 누군가 나를 대신해서 문제를 풀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내 상태를 그냥 받아들이는 과정인 것 같다. 아직도 완전히 나아졌다는 기분은 안 들고, 가끔씩 불쑥 튀어나오는 무기력함은 여전하다. 다음 예약일이 이번 주 금요일인데, 솔직히 귀찮다는 생각이 반이고, 안 가면 또 그만큼 진전이 없을 것 같아서 갈까 말까 망설이는 중이다. 돈도 돈이지만, 그 센터까지 가는 시간이 사실 제일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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