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정보 회사, 흔히 결정사라고 부르는 곳에 다녀왔다. 주변에서 가끔 이야기하는 걸 들었지만, 나는 별로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괜히 돈만 쓰고 시간만 낭비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근데 이번에 좀 소개받는 것도 뜸해지고, 주변 친구들은 하나 둘 결혼 소식을 전하니 슬슬 조급해지더라. 그래서 큰맘 먹고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처음 알아본 곳은 집 근처에 있는, 좀 유명하다는 결정사였다.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광고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꽤 믿음이 갔다. 일단 상담 예약을 하고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상담 내용은 좀 실망스러웠다. 상담사 분은 친절했지만, 내가 원하는 그런 맞춤형 상담보다는 기본적인 질문 몇 가지와 함께 시스템 설명을 위주로 하더라. 어떤 프로그램이 있고, 회원 관리는 어떻게 되고, 이런 것들. 나는 솔직히 내가 어떤 사람과 만나고 싶은지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나, 내 성격이나 가치관에 맞는 사람을 찾아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좀 부족했다.
상담 시간이 대략 1시간 정도였는데, 그중에 절반 이상은 회사 소개와 프로그램 설명이었다. 내가 내뱉은 말들 중에 몇 가지 키워드를 뽑아서, ‘아, 이런 분들이 계시네요’ 정도로 넘어가 버리는 느낌.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내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래서 사람들이 시간 낭비라고 하나 싶기도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는데, 이 정도로는 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략적인 가입비가 100만원대 후반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물론 어떤 등급이냐, 매칭 횟수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지만, 기본적인 첫 상담만으로는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판단이 안 섰다.
솔직히 말하면, 집 근처에 있는 곳 말고 다른 지역에도 몇 군데 더 알아볼까 싶었는데, 첫 상담이 너무 좀 그랬다. 강남 쪽에도 유명한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거긴 또 너무 멀고. 상담받으면서 느낀 건, 이쪽 업계도 다 똑같은 건 아니라는 거다. 어떤 곳은 정말 체계적으로 개인 맞춤 상담을 해주는 것 같고, 어떤 곳은 그냥 회원수 늘리기에 급급한 것 같기도 하고. 양상국 씨가 방송에서 결정사 대표랑 싸우는 걸 봤는데, 그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사람마다 ‘고집’이라는 게 다 다른데, 그걸 기계적으로 판단하려 하면 당연히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나는 처음에 그냥 소개팅 앱처럼, 프로필 보고 괜찮은 사람 있으면 연결해주는 그런 시스템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아보니, 단순히 프로필만 보고 연결하는 게 아니라, 상담을 통해 서로의 니즈를 파악하고, 또 내부적으로 검증된 회원들끼리 매칭해주는 그런 시스템인 것 같더라. 효기국제결혼 같은 곳은 11개국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장하고 있다는데, 나는 일단 국내 결혼 정보만 알아보고 싶어서 그런 곳까지는 안 봤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옵션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좀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아직도 좀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결정사를 한 번 갔다고 해서 당장 좋은 인연이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내 시간을 써서 간 건데,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온 기분이 더 크다. 물론 ‘가정의 달’ 이벤트 같은 걸로 할인이나 초대권을 주는 곳도 있긴 하더라. 퍼플스 같은 곳에서도 그런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나는 이런 이벤트성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 나와 잘 맞는 곳을 찾고 싶다. 일단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더 신중하게 알아볼 생각이다. 시간이나 돈을 덜 쓰면서도, 나에게 정말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곳이 있을지 좀 더 찾아봐야겠다. 솔직히 말하면,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다.

상담 내용이 좀 딱딱하긴 했네요. 제가 원하는 대화는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이었는데, 시스템 설명에만 집중된 느낌이라서요.
상담 내용이 예상보다 회사 소개에 집중된 점이 좀 아쉬웠네요. 제가 원하는 정보는 맞춤형 매칭보다는 성향 기반의 정보였는데, 그걸 명확히 전달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