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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상담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들

굳이 결정사까지 가야 하나 싶었던 날

주말 오후, 강남역 근처에 있는 결혼정보회사 사무실에 다녀왔다. 사실 친구가 먼저 가보고 괜찮다며 등 떠밀듯 연락처를 건네주길래, 호기심 반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 반으로 약속을 잡았다. 40대가 되고 나니 주변에서 들리는 소식은 대부분 출산이나 육아 이야기 아니면 ‘누구는 벌써 이혼했다더라’ 하는 씁쓸한 근황들뿐이다. 소개팅 앱을 깔아보기도 했지만, 매칭되는 상대들과 대화 몇 마디 나누다 보면 지치는 건 매한가지였다. 상담을 받으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싶다가도, 혼자 있는 밤이 길어질 때마다 느껴지는 그 묘한 공허함을 떨쳐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상담실에서 들은 숫자와 현실의 괴리

상담사분은 생각보다 훨씬 사무적이고 차분했다. 내가 앉자마자 몇 가지 인적 사항을 묻고는 바로 가입비 이야기를 꺼냈다. 등급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300만 원에서 많게는 500만 원 정도는 잡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예전에 친구에게 들었던 200만 원대 초반과는 확실히 다른 금액이었다. 횟수 제한이 있는 상품도 있고, 성혼 사례비가 별도로 들어간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나이에는 조건보다 사람 자체가 중요하다”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서류상으로 보여주는 매칭 리스트는 철저히 직업과 연봉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조금 아이러니했다. 그분들은 그게 다 ‘검증된 만남’을 위한 절차라고 했지만, 듣는 내내 내가 상품이 된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40대의 연애가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

상담 도중 TV 프로그램에서 봤던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40대가 되면 연애가 어렵고 조심스럽다는 말, 처음에는 그냥 하는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내가 그 나이가 되어 누군가를 새로 만난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로 ‘무섭다’는 단어가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과거를 묻기도, 내 미래를 보여주기도 참 조심스럽다.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적당히 타협하고 맞춰가면 되겠지 했는데, 이제는 상대가 보여주는 친절함 뒤에 혹시 다른 속내는 없을까 하는 의구심부터 든다. 상담사분은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변하지 않으니 조건을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했지만, 그게 정말 외로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답인지 여전히 확신이 서질 않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주한 혼자만의 저녁

상담을 마치고 나와서 근처 카페에서 5,5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다들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게 새삼 느껴졌다. 결정사에 가입한다고 해서 이 고질적인 외로움이 사라질까? 아니면 오히려 더 비싼 수업료를 내고 사람에 대해 더 크게 실망하게 되는 건 아닐까? 친구 결혼식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40대가 되면 친구들도 각자 가정 챙기느라 바빠져서 결국 남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이다. 결혼정보회사가 정말 답인지, 아니면 그냥 내가 더 사람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건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마음

집에 돌아와 텅 빈 거실에 앉아 있으니 다시 조용해졌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다 남은 반찬 몇 개가 전부였다. 상담받으면서 들었던 상담사의 매끄러운 멘트들이 귓가에 맴돌았지만, 정작 내 마음을 움직인 건 없었다. 가입비를 낼지 말지, 아니면 그냥 지금처럼 혼자 지내면서 가끔 누군가 소개해주길 기다릴지. 이 선택이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과정인지 아니면 그저 시간 낭비가 될지, 지금은 도저히 알 길이 없다. 아마 내일 아침이 되면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을 보내겠지만, 문득문득 찾아오는 이 불안함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상담을 한 번 더 받아볼까, 아니면 그냥 동호회라도 기웃거려 볼까 싶지만, 그마저도 귀찮아서 결국 그냥 이 상태로 며칠을 더 보낼 것 같다.

“결혼정보회사 상담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들”에 대한 4개의 생각

  1. 상담사님 말씀처럼 나이 들수록 조건보다 사람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소개팅 앱에서 느끼던 그 답답함이 다시 떠올라 마음이 좀 복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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