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를 한번 다녀봤어요. 솔직히 말하면, 막연한 기대감 반, ‘과연 이걸 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 반이었죠. 주변 친구들이나 뭐, 인터넷에서 보면 다들 ‘이런 데 가면 딱 맞는 사람 만날 수 있다’ 뭐 이런 말들이 많잖아요. 저도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라, 슬슬 뭔가 변화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큰맘 먹고 상담이라도 받아보자 싶었던 거예요.
가장 처음 갔던 곳은 강남에 있는 좀 유명하다는 곳이었어요. 상담 예약을 하고 갔는데, 도착하니까 생각보다 더 번쩍번쩍하더라고요. 내부도 깔끔하고, 상담해주시는 분도 되게 세련되게 생기셔서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죠. 근데 상담을 시작하니까 좀… 뭐랄까, 좀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제 이상형이 어떻고, 어떤 조건을 바라는지 쭉 이야기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거의 ‘네, 그런 분들 많으세요. 저희 회원 중에 딱 맞는 분 있습니다. 특히 OOO님 같은 조건이면 아주 좋습니다.’ 이런 식이었어요. 마치 미리 정해놓은 답을 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비용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부터 좀 멈칫했어요. 기본적인 만남 주선은 한 달에 몇 회에 얼마, 이런 식으로 제시하는데, 이것도 솔직히 적은 돈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더 나가서 ‘매칭률을 높이려면 맞춤 컨설팅을 받으셔야 한다’, ‘프리미엄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좋은 분들을 우선적으로 연결해 드릴 수 있다’는 식으로 계속 권하시더라고요. 처음 상담받으러 간 건데, 거의 뭐 가입을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랄까요. 솔직히 저는 그냥 ‘아, 이런 사람이 있구나’ 하고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던 건데, 처음부터 너무 거액의 상품을 들이미는 것 같아서 좀 불편했어요.
두 번째로 가본 곳은 조금 더 소규모의 회사였어요. 여기는 상담하시는 분이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들어주시더라고요. ‘젊으신 분들은 워낙 활동 반경이 넓으니, 오히려 이런 상담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좀 안심이 됐죠. 그런데 여기서도 결국은 ‘저희 회원 중에 이 조건에 맞는 분이 있는데, 사진을 보시겠어요?’라거나, ‘프로필 상으로는 아주 좋습니다.’ 하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솔직히 사진이나 프로필만 보고 ‘이 사람이구나!’ 하고 결정하는 게 과연 맞을까 싶었어요. 몇 번 그렇게 소개받고 만나본다고 해도, 결국 사람이라는 게 직접 만나봐야 아는 거잖아요. 사진이랑 실물이 다른 경우도 많고, 대화해보면 전혀 안 맞을 수도 있고.
그리고 제가 좀 이상하게 느꼈던 건,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우리 회원분들은 다 검증된 분들이라 신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검증’이라는 게 뭘까 싶기도 하고. 그냥 돈 내고 회원 가입한 사람들이면 다 ‘검증된’ 사람들이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 과정에서 또 ‘혹시 이런 분은 어떠세요?’ 하면서 제 원래 생각과는 좀 다른 스타일의 사람을 추천해 주실 때도 있었어요. 아마 저랑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랬겠지만, 제 의사를 좀 더 존중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요.
결론적으로, 제가 느낀 결혼정보회사는 뭔가… 약간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정해진 상담대로 사람을 매칭해주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정말 운 좋게 그 안에서 천생연분을 만나는 사람들도 있겠죠. 그런 분들은 정말 잘 된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시스템적인 만남보다는, 오히려 그냥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아니면 동호회 같은 데서, 혹은 그냥 우연히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서 알아가는 과정이 좀 더 자연스럽고 솔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물론, 제가 직접적으로 ‘이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하고 뛰어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관계를 알아가면서 서로에 대한 호감이나 마음이 생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볼 때, 결혼정보회사의 ‘이분입니다, 만나보세요’ 식의 접근은 저한테는 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용도 솔직히 몇 백만 원씩 하는 곳도 많다고 하던데, 그 돈이면 차라리 그동안 못 해봤던 취미 활동을 하거나, 여행을 다니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만드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그냥…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제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기다리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요즘 더 많이 들어요. 결국 중요한 건, 서로 얼마나 마음이 통하는지가 아닐까요.

회사마다 상담 방식이 너무 딱딱하더라고요. 그냥 자연스럽게 서로 알아가는 게 더 좋겠어요.
상담받고 나서, 제가 느낀 건 결국 ‘인연’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면, 혼자 걷는 게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 보는 것도 좋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은 직접 만나보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더 잘 알아와지는 것 같아요.